“너희는 내 얼굴을 찾아라.”(시편 27,8)
너희는 내 얼굴을 찾아라.
시편 27,8
몽골에서 살면서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시고,
들려주시는 말씀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걸 느끼곤 합니다.
지난여름, 쓰레기 매립지에 급식 봉사를 가던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음식을 싣고 출발하는데 쓰레기 매립지 쪽에 폭우를 쏟아내는 비구름이 보였습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을 보면서 비를 쫄딱 맞을 걱정에 되돌아갈까, 여러 번 고민했습니다.
지금 가 봐야 소용도 없고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갖가지 핑계들이 떠올랐습니다.
‘차가 진창을 뚫고 쓰레기 매립지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궂은날에 누가 일하고 있을까?’,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음식을 나눠줄 수는 있을까?’,
‘이런 빗속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미리 준비한 음식도 아까웠고,
혹시 한두 분이라도 식사를 기다리고 계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갈 수 있는 곳까지라도 가보자고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마음을 다잡자, 길은 진창에 엉망이어도
차는 신기하게도 평소보다 더 수월하게 목적지까지 별 탈 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 매립지에 도착하고 보니 예상했던 대로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차 문도 열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작업자 분들이 식사 봉사 차량을 발견하고
비닐을 뒤집어쓰고 껑충껑충 뛰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비에 흠뻑 젖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여드는 분들을 보며 우리는 서둘러 나가 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음식을 받아들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차량을 되돌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참 다행이고 기뻤습니다.
비가 와서 추위에 떨고 있었는데
이렇게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줘서 너무 고맙다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편으론, 인간적인 생각으로 게으른 생각을 했던 것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힘들고 어렵다고 포기하려고 할 때, 하느님께서는 더 낮은 자리에서,
더 간절히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려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폭우에도 하루의 양식과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시는 그들을 기억하며,
오히려 더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하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