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소식지 글(2024.3)

2024.05.30 묵상

선교 소식지 글(2024.3)
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찬미 예수님!
저는 몽골 바양허쇼 지역의 성 소피아 본당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 노상민 토마스 신부입니다.

2. 사제가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대전교구 소속 사제로 2013년 서품을 받았습니다.
성실한 신앙생활을 하는 부모님 덕분에
어려서부터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그 은총 안에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앙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을 따라 매 주 미사를 드리며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인생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제 자신의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막연히 추구하던 행복한 삶이 모두 헛되고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당한 부와 명예, 화목한 가정, 사회적 공헌 등등
모든 것이 사라지는 죽음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인생 고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답해줄 수 없고
오직 하느님만이 이 삶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느님 대한 의문이
제 인생에서의 정말 중요한 것이 되었고,
그 답을 찾아 성소모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만난 신학생들과 신부님들을 만나면서
진지하게게 기도하며 하느님의 뜻을 찾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어려서부터 나를 이끌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부르심을 돌아보고 응답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부질없고 의미 없다고 생각되던 것들이
영원하신 하느님 앞에서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의미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3. 어떻게 지금 선교지에 가게 되었는지요?

제가 몽골에 오게 된 것 역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천국의 열쇠라는 책을 읽고
치셤 신부님의 삶을 보며 선교사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하느님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응원하며 제 자신도 그렇게 살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입니다.

첫 보좌 신부로서 지내며 하면서 앞으로의 소임을 고민하던 중,
그 감동을 기억하며 선교사로서의 길을 알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남미나 아프리카 등 뭔가 도전적인 장소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몽골 선교의 협력자를 애타게 찾는 부르심을 여러 번 듣다보니
하느님께서 필요로 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 옳다는 묵상과 반성을 하였습니다.
몽골이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고나서는 모든 일이 쉬웠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런 계획도 없었지만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자리에 대한 기대로 몽골 선교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4. 선교지의 첫 인상과 그 나라에 관해 말씀해 주시고, 지금 선교하고 있는 나라 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2010년도 신학과 5학년 때 몽골에 한 달정도 와서 선교체험을 했습니다.
다양한 막노동을 하고, 주일학교 캠프를 도와주면서
맑고 순수한 몽골 아이들을 만나며 따뜻하게 위로 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5년 1월 추운 겨울에 몽골에 선교사로 오면서는 갖가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제일 먼저, 몽골말을 잘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었고,
또 영하 30도를 내려가는 매서운 추위도 견딜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바람이 새는 소리 같은 저 거친 몽골말을
언제부터 알아들을 수 있을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단 한 번에 날려준 사건이 있습니다.
몽골에 도착하고 다음날 성당 직원들과 만나고 시설들을 돌아보다가
성당에서 운영하는 작은 어린이 돌봄방에 들렀습니다.
거기서 귀여운 아이들을 보면서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한 아이가 저를 보고는 아장 아장 걸어와서 저에게 폭 안기는 것이었습니다.
꼭 아기 예수님이 다가와서 안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몽골말을 한 마디도 못하고, 모든 것이 어색하고 걱정되는 상황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다가와 안아주는 것이 참 큰 위로를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말 못하는 아기도 이렇게 큰 위로를 줄 수 있는데
저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와 함께 있어줄 수 있다면
하느님의 위로와 사랑을 전해줄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참 신비롭고 큰 위로가 되는 만남이었습니다.

몽골 교회에서 가장 큰 과제는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점점 더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날 수 있을 때
참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점점 더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5. 신부님은 언제부터 그 선교지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함께 일하고 있는 공동체와 활동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항올 성모승천본당에서 활동하였고,
2020년부터 지금까지 바양허쇼 성 소피아 본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바양허쇼는 울란바토르 외곽 지역의 작은 신앙공동체입니다.
현재는 12명의 몽골 신자와 5명의 예비자,
그리고 다양한 관심으로 성당에 나오는 아이들과 함께 40여명이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공동체 활동의 중심에는 미사와 묵주기도가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조금씩 더 깊이 만나며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서는 공부방을 통해서 아이들이 인격적이고 영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식사나눔을 하며 사랑의 나눔을 실천합니다.
그리고 샤워실과 세탁실을 운영하며 게르지역에서의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학비 지원, 의료지원, 긴급 지원 등을 통해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의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에서 돕고 있습니다.

6. 외국에 살면서 어려웠던 일과 재미있었던 일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7. 이런 경험을 통해 느낀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개인적으로 몽골에 살면서 제일 어려웠던 일은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배고프면 슬프고 우울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공소를 다니느라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일들이 있을 때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얼른 배만 채워주면 금방 괜찮아집니다.

그 밖에 다양한 사건 사고들은 많았습니다.
성당에 불이 나기도 하고,
도둑이 들기도 하고,
성당 허가가 취소되어 미사장소를 박탈 당하기도 하고,
직원 문제로 법정에 출석하기도 하는 등등 난감한 문제들이 늘 끊이지 않습니다.

앞이 막막한 상황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면
오히려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목격하는 특별한 시간들이 되곤 합니다.

몽골에 있으면서 좋은 것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더 가까이서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물어볼 데도 많고 도와줄 사람도 많아서 하느님보다 인간적인 해결 방법들을 먼저 찾기 쉽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선교사로서 많은 일들이 서툴고,
스스로 일을 해결하지 못할 때가 많을 뿐만아니라,
어디에 물어보거나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면 기도하며 하느님께 매달릴 수 밖에 없을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럴때마다 놀랍게 그 일들을 해결해 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또 작은 공동체를 대하다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을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우리 가까이에서 역동적으로 일하시는 하느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갑작스레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싶다는 분이 있어서 소개를 받아 알아보면,
학비가 없어서 기도하고 있는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공부방 난방공사를 하려고 고민하면,
오랜만에 나온 냉담자가 딱 그 공사비를 봉헌하고 가십니다.

천방지축인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어느새 정성스레 성호를 긋고 두 손을 모으는 모습을 보고,
성체 앞에서 홀로 눈물로 기도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서 바로 여기 계시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 8.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그 선교지에는 언제까지 계실 건지요?)

몽골에서 하느님의 계획이 어디까지 있는지 알지 못해서
그분의 뜻을 찾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의 뜻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