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보이는 것
주님을 바라보아라.기쁨에 넘치고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시편34,6
몽골에서 지내다 보면
점점 작은 것, 적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됩니다.
많은 것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들을 걷어내고 나면
정말 중요한 본질을 발견하게 되는 기쁨도 있습니다.
처음 몽골 생활은
한국에 비해서 부족한 것들이 불편하고 답답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본당 신자 수가 많지 않으니,
미사 드리는 사람도 적고,
성당에 조용히 앉아 기도하는 사람도 흔치 않은 것이 당연한 데도
사람들이 신앙심이 없다고 탓하게 됩니다.
제대회, 사목회 등 협력자들이 없는 것 때문에
일이 많고 바쁘다고 투덜거리기도합니다.
부족한 것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탓하기도 하고,
사회와 여러 조건들을 탓하기도 합니다.
부족한 것을 채워보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해도 금방 바뀌지 않으면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자책하기도 합니다.
어느날 한국에 비해서 적어 보이는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금 몽골에서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상황이고 환경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때 누군가를 탓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삶이 보이고
어떤 마음으로 하느님을 만나러 오는지 조금씩 더 보입니다.
가끔 성당에 홀로 앉아 기도하는 아이를 보면 예사롭게 지나쳐지지 않습니다.
그 모습이 성당에서 흔히 보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한 인간의 간절한 몸부림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독대하고 있는 경이로운 그 순간을 바라보며 뒤에서 화살 기도를 바치게 됩니다.
작은 아이의 신음을 들어주시고 위로하시는 하느님의 응답에 감사드리며 찬미하게 됩니다.
숫자나 평가와 일에 가려서 잘 보지 못하던 한 인간과 하느님의 만남을 봅니다.
나는 성당에서 어떻게 앉아 있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하느님의 따스한 눈빛은 매순간 작은 한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사랑 가득한 눈빛이 지금도 우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기쁨에 넘치고 너희 얼굴에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시편3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