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좌 성당 (성 베드로 바오로 성당)

몽골 최초의 성당이자 현재의 주교좌 성당. 김성현 신부님이 선교 초기 언어를 배우며 다녔고, 말년에 지목구 총대리이자 주교좌 본당 주임으로 일하다 선종한 곳입니다. 신부님 여정의 처음과 끝이 맞닿는 자리입니다.

이름성 베드로 바오로 성당 (몽골 최초의 성당, 현 주교좌 성당)
초기신부님이 언어 학생 시절 다니며 공동 집전·성체조배
말년 직무지목구 총대리 · 주교좌 본당 주임신부
특별한 일매일 12시간 성체 현시 / 교황 방문 준비

처음 ― 언어 학생의 성당

선교 초기, 울란바타르에서 언어를 배우던 신부님은 이 성당에 자주 다녔습니다. 자기 순번이 아니어도 약식 제의를 입고 공동 집전을 했고, 자기 차례가 되면 발음이 어눌하더라도 직접 몽골어로 복음을 읽으려 애썼습니다. 떠듬거리며 읽는 복음이 오히려 더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미사 두 시간 전에 도착해 성체조배를 하고 강론을 준비했으며, 차 없이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끝 ― 총대리의 마지막 봉사

3년의 초원 생활을 정리한 뒤, 신부님은 지목구 총대리로 부임하고 주교좌 본당 주임을 겸했습니다. 조르조 마렝고 추기경이 “신부님,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청했을 때, 신부님은 한 시간 만에 “초원을 떠나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행정 업무는 신부님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르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여기가 천국인데,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밀려 있던 교회 서류를 정리하고, 피정의 집을 정비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몽골 방문을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읽는 신부님의 글 ― 매일 12시간의 성체 현시

성체 앞에 머무는 자리 ― 몽골 교회의 성당
성체 앞에 머무는 자리 ― 몽골 교회의 성당

신부님이 주교좌에서 시작한 가장 인상적인 일은 매일 이어지는 긴 성체 현시였습니다. 설립 30주년을 맞은 몽골 교회에 발맞춘 일이었습니다. 신부님은 성체를 제대 위에 모실 때의 마음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집 나간 아들을 집안에서 기다리다 지쳐 마을 어귀까지 나가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 — 「땅끝까지」 2023년 5-6월(마지막 기고)

신부님에게 성체 현시는, 늘 감실 안에서 기다리시는 주님이 제대 위로, 마침내 성당 밖으로까지 뛰쳐나오신 아버지의 마음을 보여 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빛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 선교사의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쓰레기장의 성모상

같은 글에서 신부님은 몽골 교회의 한 일화를 전합니다. 다르항 시의 쓰레기장에서 한 할머니가 목각 성모상을 발견했고, 그 성모상이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과 본당 신부를 거쳐 주교님께 전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신부님은 이 ‘목각 성모상의 여행’에서 자녀에게 버림받고도 끝내 돌아오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너희는 비록 나를 버렸어도 나는 결코 너희를 버릴 수 없다.”는 성모님의 마음, 이것이 “목각 성모상의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사랑은 기다리는 것 — 「땅끝까지」 2023년 5-6월

선종 ― 천국을 더 좋아한다 고백하던 날

선종 이듬해, 초원에서 봉헌된 추모 미사
선종 이듬해, 초원에서 봉헌된 추모 미사

2023년 5월 26일, 신부님은 평소처럼 수녀원에 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날은 신부님이 좋아하던 성 필립보 네리의 축일이었고, 신부님은 강론에서 그의 좌우명 “할 수 있으면 착하게 살아라”를 여러 번 되풀이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필립보 네리의 노래 “파라디소(천국을 더 좋아한다)”를 즐겨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날 낮, 사제관 기도방에서 심장마비로 선종했습니다. 향년 55세였습니다.

2023년 5월 26일, 신부님은 평소처럼 수녀원에 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그날은 신부님이 좋아하던 성 필립보 네리의 축일이었고, 신부님은 강론에서 그의 좌우명 “할 수 있으면 착하게 살아라”를 여러 번 되풀이했습니다. 차 안에서는 필립보 네리의 노래 “파라디소(천국을 더 좋아한다)”를 즐겨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날 낮, 사제관 기도방에서 심장마비로 선종했습니다. 향년 55세였습니다.한 가지 묵상할 만한 우연이 있습니다. 신부님이 선종한 5월 26일은, 훗날 몽골 교회를 이끌게 되는 조르조 마렝고 추기경이 2001년에 사제로 서품받은 바로 그 날이기도 합니다. 두 선교사의 사제 생애가 같은 날짜로 이어진 셈입니다. 조르조 마렝고 추기경 역시 신부님과 비슷한 길 ― 가난한 몽골 공동체 안에서 작음과 겸손, 대화의 길을 걷는 선교 ― 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부님의 장례에는 가난한 이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신부님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사랑하셨기에,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으셨다”고 말했습니다. 신부님의 마지막 사목지였던 이 성당 사제관 식당에는, 신부님이 그토록 바라던 장면 ― 몽골인 방인 사제(산자 베드로 사제)에게 안수받는 모습 ― 이 담긴 액자가 놓여 있다고 합니다.

추모곡

故 김성현 스테파노 신부님을 기억하며 봉헌된 추모곡입니다.

작곡모란
노래홍정수 신부

순례 묵상

주교좌 성당은 신부님의 처음과 끝이 만나는 곳입니다. 언어를 더듬거리던 젊은 선교사가, 30여 년 뒤 이 성당에서 교회의 살림을 맡고 매일 주님을 현시하다 선종했습니다. 이 성당에서 성체 앞에 머무를 때, ‘마을 어귀까지 나가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을 함께 떠올려 보십시오.